순천만 갈대밭은 두 번째 방문이었다. 순천만의 갈대밭은 글로 적을 필요성이 적은 곳이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지평선(?) 끝자락까지 갈대밭이 펼쳐지고 그 이후에는 어딘가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어 마치 화면의 절반을 갈라놓은 것처럼 한쪽은 푸르고 청명한 날씨에 하얀 구름이 떠다니고, 한 편에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는 평원이 있는 장면을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닌 듯하다. 마음이 답답한 사람들은 그 곳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장마가 끝나가는 남도의 바람은 후덥지근하게 불어왔다. 이전에 순천만을 방문했던 것도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순천만 박물관에서 본 광경은 여름과 겨울에 장관이었다. 겨울에도 한 번 와봄직 하다. 하얀 눈이 쌓인 갈대밭으로 해가 지는 모습도 장관일 것 같다.
10여년 전 쯤인가 순천만을 방문했을 때 벌교에서 먹는 꼬막 비빕밥은 정말 기억에 남았었다. 남도는 하도 멀어서 쉽게 방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특산물을 꼭 맛보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순천만의 대표적인 메뉴가 꼬막정식이다. 꼬막무침, 간장게장, 붉은 양념 게장, 꼬막, 게튀김, 피조개, 열무김치, 낙지호롱이, 보리굴비 등 한 끼로 먹을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이 차려졌다. 여러 음식들은 비교적 자극적인 양념이 된 것이다. 맵고 짠 한식 특유의 강한 양념이 된 것이다.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과식하게 된다.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이 한 상에 가득 차려 여러 가지를 맛보다 보면 개별적인 음식의 맛은 기억이 나지 않게 된다. 한식 한상의 단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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