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는 대개 우리나라의 드라마보다 수준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가끔씩 상당한 수준의 드라마가 있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상당한 콘텐츠가 쌓여있음을 감안하면 무수히 많은 스토리들을 만들어 낼만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다. 만일 우리 나라에 의뢰한다면 상당한 작품이 나올만한 소재가 많다. 기억에 남는 중국 드라마를 생각해 낸다면 <꽃피는 그해 달빛> <대청염상> <조씨고아> <사마의 미완의 책사>를 꼽을 수 있겠다. 이 드라마들은 전반적인 극의 스케일에서 우리나라의 드라마를 뛰어넘는 중국다운 호쾌함이 드러나는 드라마들이다.
<꽃피는 그해 달빛>은 청나라 말기가 시대적 배경이다. 사실 그 당시의 사회상을 잘 묘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략 그 당시의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수선한 왕조말기의 중국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다. 물론 스토리 면에서도 훌륭하고 손려의 연기도 일품인 훌륭한 작품이다. 특히 산시성의 여갑부로 역사상 실존인물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당시의 중국의 혼란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왜 청조가 몰락하고 공산화되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주고 있다.
<대청염상>은 중국 청나라 전성기를 장식하던 건륭제 말기의 시대상을 그리고 있다. 청나라 말기의 중앙권력과 관료집단 그리고 상인들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스토리로 어느 정도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면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수준급 대사와 스토리로 꾸며져 있어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극 중에 나온 Michael Hoppe, Martin Tillman의 ‘Thoughts of You’라는 삽입곡이 아주 훌륭하다.
<조씨고아>는 원나라때의 희곡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시대적 배경은 춘추전국시대이다. 이것은 그 후에도 여러 번 각색되었다고 하는데, 중국인들이 가진 생각의 방식을 표현했고 그것이 시대가 지나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한다는 점에서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보아두어야 할 작품으로 생각된다. 중국식 충성과 의리가 무엇인지를 표현하고 있고, 중국식 인간관계를 표현한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어떤 관계나 의리 등 이념적인 관계보다도 쓰임을 중시하는 중국식 실용주의가 잘 표현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마의 미완의 책사>는 삼국지에서 등장하는 사마의를 주인공으로하는 드라마이다. 조씨고아에서도 주인공을 했던 오수파가 사마의 역으로 등장한다. 보통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의 상대로 잠깐 등장하는 사마의에 대하여 많은 궁금증이 있는 경우에 볼만한 드라마이다. 그 자체로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조조에 의하여 통일된 삼국은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사마의의 자손에게 넘어간다. 중국은 한세대의 총명함으로 정권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도 큰 나라였기 때문에 중국의 왕실은 계속 실패하고 제국을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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