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드라마 <나의 나라> 후기

조선 왕조의 건국과 이방원의 집권까지를 다룬 역사를 다룬 드라마는 여러 번 다루어졌다. 대부분은 이성계나 이방원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내용들에 중심을 두고 스토리가 이루어졌다. 같은 시기를 다룬 드라마 <나의 나라>는 관점을 달리하여 그 당시 역사적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무사를 중심으로 역사적 흐름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그렸다. 당시 조선의 건국에서 이성계나 이방원의 입장이나 그들의 실상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역사에 남은 기록은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상당부문 미화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다만 그 시절의 사실적인 환경을 종합하여 당시의 상황을 추론할 뿐이며 각 개인의 처한 입장을 그려보는 것뿐이다. 

<나의 나라>에서 처음과 중반까지는 거의 있을 만한 상황이고 그럴듯한 스토리로 구성이 되었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역사적 인물들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스토리의 전개가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드라마 전체를 생각으로 묶어주는 주제가 애매하고 논리가 엉성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의 경우 복수, 사랑, 보은, 구제 등 주인공이 살아가는 핵심적인 철학이 녹아들어 그 개념에 스토리들이 매달리고 보는 사람들을 붙잡아두어야 하지만 <나의 나라>에서는 보는 사람들이 무엇이 성사되기를 바라고 계속 보아야 하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축구경기를 시청하는 이유는 골을 넣는 장면을 보기 위함이다. 비록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골을 넣기 위하여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흥분하고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그래도 <나의 나라>에서는 연기자들의 연기는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졌으며 너무 많이 등장하는 무술 장면은 너무 과장되지도 않고 잘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화면의 구성도 잘 되었다. 기본 스토리에 멋진 대사와 철학적 포인트를 입혔다면 훌륭한 드라마가 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였다.  

조선 왕조의 건국과 관련된 시대에는 많은 철학적 주제를 가진 사람들이 활약하는 시대였기 때문에 서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최영, 정몽주, 정도전, 이색, 이방원, 이성계 등이 각자 다른 상황에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로써의 역사만을 중심으로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필연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한 역사적 픽션을 만들어내는 데 궁색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더 거시적으로 그 당시 명나라와 원나라의 역사적 사실들에서도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극 작가들의 생각의 한계로 좋은 사극의 소재들이 발굴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