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사태가 중국과의 문화전쟁에 한 획을 긋게 되었다. 중국과 일본이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에 뒤처지게 되는 원인을 생각해보자.
서구의 문명을 받아들여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문명적 개화를 이룩한 것은 일본이었다.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이루어진 유럽의 안정이후 네덜란드의 일본진출에서 일본은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며 승승장구하여 아시아의 선진국으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일본은 서구의 문명은 받아들였지만 서구의 철학과 정신을 들여오는 데 실패하였다. 그 결과 아시아에 민주적 정신과 휴머니즘의 사회를 소개하지 못하였다. 그것은 일본이 문화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먼저 아시아에서 선진국이 되었음에도 서구의 엘리트를 상대하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데 급급하여 아시아의 자존심을 잃게 만들었고 아시아적 가치를 비하하고 아시아를 깔보면서 모든 것을 잃었다.
반면 중국은 서구의 사상을 받아들이는 데 문화적 자존심이 방해되었다. 중화사상에 중시하여 서구를 이해하고 그들의 장점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등한시하고 경제력이 성장하자 오히려 서구를 압박하고 중국의 국가적 파워를 과도하게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여 비웃음을 사고 있다.
중국이 서구에 침탈을 당하고 있던 1900년대 전후로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 자신들의 무력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하여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중국의 선택은 공산주의 이념이었는데 그것은 중국의 식자층이 얼마나 서구의 사상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했는지를 보여주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 중국의 혼란의 원인이 된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중국이 어떤 문화적 유산을 가진 나라인지 불분명하다. 지금의 중국은 명나라의 중국인가 청나라의 중국인가 아니면 원나라의 중국인가? 중국은 그들의 문화가 무엇인가 알 수 없다. 우리가 기억하는 중국의 문화는 2000년도 지난 춘추전국의 유교적 이념을 유골처럼 간직하고 있는 것뿐이다.
현재 마르크스주의 공산당의 철학과 문화가 중국의 문화인가 잃어버린 명나라의 한족문화를 중국이 계승하였는가 아니면 변발을 하고 무력으로 통치하던 만주족의 청나라의 문화를 중국이 계승한 것인가. 서로 융화되지 않는 이질적인 문화가 시대에 따라서 스쳐지나간 중국대륙에 남은 것은 무엇이었는지 항상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구의 사상과 제도와 철학을 흡수하고 그것을 우리 나름의 사회에 정착시켜 발전을 꾀하고 우리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제는 그런 삶의 방식을 서구와 아시아에 소개하는 데 이르고 있다. 그것이 수 천 년을 지속해온 우리의 삶의 방식이었다.
서구의 자유주의와 민주적인 전통은 우리의 기본적인 이념인 홍익인간이라는 휴머니즘과 결합되어 유교적 예절사회와 융합되었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는 불교적이고 유교적이고 기독교적인 생각들도 융합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의 요체는 휴머니즘과 실존철학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만 가증한 철학적 바탕이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 풍요함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것을 부정하고 인간을 도구로 삼는 어떤 지배도 거부하는 대중심리가 있다. 그러한 것이 민주주의도 가능하게 했고 그것을 역행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대중들에 의하여 배제되었다. 이런 사회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가능성을 찾기 어렵다.
서구의 민주주의가 엘리트적 철학적 이념의 바탕을 삼고 있는 반면 우리에게는 천 년 이상의 기간 동안 지속되어온 민간정서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아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정’이라는 문화를 특징으로 지적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조선구마사>를 대중들이 퇴출시킨 것은 우리의 문화를 왜곡시키는 것에 대한 분노이며 그것을 국가권력이나 엘리트들이 아닌 대중들이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문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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