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로 본 미국사회의 이해
미국은 이민자들이 모여 구성된 나라이다. 마치 기원전 600년에 로마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로마제국을 만들었듯이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종교적 정치적 박해를 받은 사람들이 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하여 구성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초기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이주, 다음으로 아프리카 흑인들의 아메리카 이주, 그리고 다음으로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의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의 미국으로의 이주가 미국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아시아인의 미국인으로의 이주는 기간이 많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Godfather>, <Once Upon a Time in America> 등에서 보는 이탈리아계 미국 이민자의 스토리에서부터 수많은 영화에서 유럽인들과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미국진출 등이 그려졌다. 그런 영화들이 화제였던 것은 미국사회가 그들 이민자들과 유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같은 흐름으로 미나리의 주제가 이제 미국에서 화제가 된 이유는 아시아인들의 미국사회의 융합을 미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진다는 뜻이다.
세상은 문화의 융합을 방향으로 진전이 된다. 세상은 점차 지역적으로 서로 모여 배타적이던 씨족사회에서 점차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이제 마지막으로 동서양의 융합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서구는 수천년을 걸쳐가면서 융합의 세월을 겪었고 그런 서구인들의 커다란 마찰요소는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동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중국과 한국 일본이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각 사회를 인정하는 기간이 많았다. 만주족의 중국침략과 일본의 조선침략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는 역사적인 큰 흐름을 역류하는 시기였다. 그만큼 아시아의 발전을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서구의 사회는 1650년을 전후로 각자의 사회를 인정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종교적 이유나 인종적 이유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일들이 잦아들게 되었다. 물론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이 유럽에서 치러졌으나 그것은 새롭게 형성된 국가라는 개념과 그 국가를 단위로 한 욕심에서 비롯된 시대의 역류였다. 또한 사회의 행동을 제어하던 기독교적 윤리가 느슨하게 되면서 철학적 공백상태에 찾아든 살육전이었다.
이제 세계화와 인간 사회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다. 바로 동서양의 융합이다. 이 동서양의 융합을 이끌만한 종교적이나 철학적 바탕은 없다. 그러나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면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서로를 인정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큰 흐름에서 <미나리>라는 영화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 영화가 더 이전에 나왔어도 더 이후에 나왔어도 화제가 되지 못할 것이다. 이민진 작가의 <파친고>라는 소설이 화제가 되는 현상도 그런 맥락에서 마찬가지이다. 그런 역사적 흐름을 한국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큰 역사적 격변을 겪고 살아남았던 한국인들이 큰 흐름을 읽고 있는 것이다. 마치 다른 민족들과는 다른 잠재적인 능력이 있는 것처럼 내재된 성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사회의 삶의 근본에는 실존철학적인 성찰이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어느 인종이나 민족보다도 실존철학적인 삶의 본질에 대하여 느끼는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이다. 민족이나 사회가 고난을 겪을 때 결국 남는 것은 삶의 본질이라는 각성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사회가 우리나라 사회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공을 거두는 영화나 드라마의 주제는 결국 삶의 본질인 실존철학적인 각성이다.
미국 사회에서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동질감이 아시아와 서구의 문화적 교류와 통합을 촉진하고 있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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