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했던 남도로의 맛 기행을 떠나는 날이다. 오후에 세종에서 출발하여 담양에서 1박을 하고 순천만을 거쳐 여수로 가서 다시 하룻밤을 더 자고 통영과 진주를 거쳐 돌아오는 여정이다. 담양의 한식, 순천만 꼬막정식, 여수 돌문어, 통영 다찌, 진주 냉면을 먹는 것이 목표이다.
한 여름 전주에서 순창을 거쳐 담양으로 가는 27번 국도 자동차 전용도로는 그 자체만으로 좋은 드라이브 코스였다. 남도로 향하는 길의 지루함이나 고통은 없었다. 의외로 높은 산길을 통과하고 좌우로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내륙의 다른 지방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또한 암벽이 많고 험준한 모습을 보이는 위협적인 강원도의 산들과는 다른 능선이 부드럽고 둥그스름한 산들이 이어져 정다운 느낌이 들었다. 좌측으로 백련산을 끼고 남쪽으로 향하는 27번 국도는 옥정호를 통과하고 우측의 내장산이 있는 커다란 산악지형을 통과한다. 도로변에는 붉은 꽃이 핀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어 한 여름에 산악지형을 드라이브하는 데 아름다운 경치에 만족감을 더해주었다.
(그림: 배롱나무가 핀 27번 국도)
담양은 순창과 함께 내장산과 지리산을 사이에 두고 전라도 지역의 산악지형을 막 빠져나온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담양에는 고인돌 유적도 있는 것으로 보아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다는 곳이다. 그만큼 살기가 좋은 지역이었다는 뜻일 것이다. 삼국시대에 백제의 땅이었으며 잠시 신라에 점령되기도 했다. 서기 868년에 개선사가 창건되었다고 하며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의미 있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특히 조선시대에 여러 향교와 서원이 세워져 역사가 깊은 교육도시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소도시들은 그 역사의 깊이에 따라서 느낌과 냄새가 다르다. 담양은 일종의 안동, 진주 등과 같은 느낌을 주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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