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냥 지나치는 일기예보이고 그것의 심각성을 그렇게 심하게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각 부분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짜여있고 그것이 돌아가는 방식의 일부를 보여주어 신선하다.
현대 사회는 마치 거대한 기계와 같이 모든 분야가 치밀하게 조직되어 빈틈없이 돌아가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그것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모두가 긴장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는 특히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모든 버스나 기차는 예정된 시각에 도착해야 하고 전기와 가스 등 모든 인프라가 오류 없이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쓰레기는 정확한 주기로 수거되어야 하고 모든 상점도 약국도 병원도 학교도 정해진 시각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만일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모든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작동시키고 관리하는 데 우발적인 사항에 대하여 항상 올바른 의사 결정을 하여 조절해나가야 한다. 우리가 예측 가능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긴장도는 다른 나라의 긴장도보다 높다고 생각된다.
선진국에서 헬리콥터를 개발할 때 개발 시간이 연기되고 때로는 계획 자체가 취소되기도 하고 크고 작은 사고가 항상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그만 사건이나 지체가 있어도 비난받고 무엇인가 감추어진 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한다. 우리가 신뢰받는 사회를 겪어본지 너무 적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되어도 과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이런 사회전체적인 긴장감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어 폭발할 가능성도 있으며 그것이 일상화되어 사회의 긴장도를 잘 견디는 사회가 될 지도 모른다. ‘기상청사람들’은 숨 막히게 짜여진 거대한 기계와 같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일부의 기능을 빈틈없이 담당해야 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생활을 스토리로 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감당하기에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항상 일어나고 그것들에 대한 내면적 갈등과 사회의 압박을 묘사한다. 우리사회에서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어려움 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넘어가는 일기예보를 위하여 그렇게 힘든 일들을 겪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분야는 자신이 속해있는 아주 일부의 부분이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이 사회가 돌아가게 하려고 자신의 개인적인 일들과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나의 세계가 모든 세상이 아니고 아주 작은 일부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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