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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V 책

넷플릭스 드라마 한사람만 후기

by eaee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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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낮았던 인기가 없는 드라마였다. 인기 있기가 힘들었을 것으로 이해된다. 상당히 철학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이다. 삶의 한계상황에서 드러나는 실존철학적인 깨달음이 수시로 튀어나오는 대사들이다. 


모든 사람들은 어떤 상황 안에 속해있다. 다른 상황에 들어가면 이전의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다. 인간이 어떤 상황 안에 있고 그 상황 안에서는 투쟁과 고통 없이는 살 수 없는 경우, 불가피하게 죄책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 내가 죽어야 하는 경우 등의 상황이 한계상황이다. 한계상황이 일반적인 상황과 다른 점은 한계상황은 우리의 생각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한계상황을 회피하고 무시하고 망각하는 상황을 말한다. 한계상황을 극복한다는 것은 계획과 생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의식 속에서 완전히 다른 활동, 즉 우리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야 가능하다. 이 세상과는 독립된 완전한 고독 속에서 나에 대한 존재를 느껴야 가능한 일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내뱉는 삶에 대한 생각들이 수시로 터져 나온다. 보통의 사람들은 한계상황을 겪지 않고 또한 쉽게 겪을 수도 없다. 따라서 인간의 본질적인 생각들이 한 가지의 감정으로 나타나는 죽음을 임박한 상황과 같은 한계상황에서 인간은 무엇인지 드러나게 된다. 궁금한 것은 그런 대사들이 실제로 죽음에 임박한 사람들의 심정인지, 아니면 죽음을 임박한 사람들이 생각할 걸로 생각되는 말들인지 궁금하다. 죽음에 임박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상상한다면 어떤 심정일지 상상할 수는 있다. 

 

죽음이란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같이 할 수도 없는 사건이다. 그래서 고독하게 죽음에 임한 인간 자신의 기억과 그 기억을 바탕으로 생각되는 가치와 의미들을 생각하게 한다. 외부의 세계에 의지하지 않고 본질만을 바라보게 된다. 죽음에 임박하지 않는 경우에는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문제이다. 돈을 벌어 비싼 옷을 입고 값 비싼 시계를 차고 멋진 차를 사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것이다. 지위가 높은 것도 명예가 높은 것도 남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재벌의 지위에 올랐거나 왕이 되었거나 죽음의 순간에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생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이 혼자만의 고독한 생각으로 나 자신의 삶에 대하여 생각하고 곧 그 삶이 끝나는 과정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다. 결국 삶의 진실에 가장 가깝게 되는 순간이 도래하는 것이다. 한계상황은 인간의 실존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드라마의 설정은 너무 과격하고 인위적이다. 여러 사람의 한계상황을 관찰하기 위해서 무리한 설정을 했다. 호스피스 병동, 청부살인, 가정폭력 등이 한꺼번에 벌어지는 상황을 만들어서 설정이 너무 과격하고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연스럽지 않다. 드라마의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판타지의 정반대로 최악의 상황을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판타지는 좋아하지만 지옥과 같은 상황을 보는 즐거움은 없고 또한 싫어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인기를 얻기가 힘든 이유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철학적 깨달음을 말하기는 더 좋은 설정이 된다. 그것 또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반 이후 범죄 수사극과 같은 스토리가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어떤 시청자들에게는 오히려 스릴러물과 같은 재미를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시한부 삶이 남은 사람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시한부 삶이 남은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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