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드 조씨고아는 중국 사람들이 추구하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 '조씨고아'의 원작은 원나라 때의 작품이다. 천년 가까이 된 작품이 현대에도 극으로 만들어진다. 인간 사회의 생각과 감정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작은 드라마, 영화,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중드<조씨고아>는 <사마의>에서 주연을 했던 오수파이다. <사마의>에서와 거의 같은 모습이다.
이 드라마로 중국 사회의 생각을 살펴보자. 먼저 중국 사회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의’라는 점이다. 사랑이나 인본주의적 정신보다도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잔혹한 면도 있다. 중국 사회에서 수 천 년 동안 의리라는 모토가 사회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의리는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중국 문학의 가장 중요한 저작인 삼국지도 의리를 기반으로 하는 스토리이다.
중국이 의리를 강조하는 것은 중국 사회가 영토의 크기와 정치체제의 부조화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중국의 영토가 크기 때문에 중앙권력이 전 국토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고 따라서 자신은 자기가 지킨다는 보호기능이 작동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집단적인 자위세력은 중앙 권력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사적으로 연대를 이루어 필요시 자위권을 행하는 사회가 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앙권력이 사회의 안정을 만들 수 있었던 비교적 작은 사회인 우리나라와는 다른 국민정서가 형성된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중심적인 생각들은 인본주의적인 생각이다. 사람을 해치거나 죽인 사람은 어떤 변명을 해도 악인으로 묘사된다. 이런 인본주의적 문화는 근대 이후의 서구문명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반도국가로 팽창주의적 세계관도 가질 수 없고, 외세의 침략도 막아낼 수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된 사회를 바탕으로 인본주의적인 사회를 오래 지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중국 드라마의 스토리의 대부분은 복수이다. 조씨고아 역시 가장 큰 스토리의 흐름은 복수이다. 의리가 중시되고 복수가 가장 큰 관심사인 사회에서 인(사랑)이나 선악의 구분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중국 사극에서 황제와 사랑에 빠진 여인이 황제의 따귀를 때리자 대비가 그 장면을 목격한 모든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나오며, <소림문도>라는 드라마에서는 잔혹한 암살을 일삼던 사람이 자신의 주인을 위하여 죽는 장면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인본주의적인 색채가 강한 우리나라 시청자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온다.
다음으로 조씨고아에서 나오는 특징은 사람에 대한 평가이다. 사람의 평가에서 선악이나 친분보다도 이용가치를 중시한다. 물론 자신의 편이 되었을 경우에는 의리가 기본적 요소이기 때문에 다음 선택의 기준이 사람의 능력이 된다.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비록 적이더라도 끝까지 포용하려는 장면은 중국사 곳곳에서 나타나는 장면이다. 반면에 능력이 없는 사람은 쉽게 버리고 그들의 죽음이나 헌신조차도 그리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는 사례가 나타난다. 중국사회는 그만큼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라는 것이 두드러진다.
중국이나 미국 드라마에서 보면 항상 능력있는 사람이 윗자리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큰 사회를 유지하려면 그만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는 능력이외에 변수로 윗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역사상으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도 그렇다. 친분, 나이, 모략, 정치, 연공서열, 혈연으로 윗자리를 차지하고 사회에 해악이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97년 경제위기때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평가하면서 가장 크게 비웃었던 점이었다.
<조씨고아>에서도 능력이 없는 왕이 겪는 고민과 파행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다만 중국 사회는 혈통 사회였던 2000년도 이전의 춘추시대에 겪는 일들로 1000년 전에 고발하고 있다. 중국사회에서 능력없는 지도자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파급효과가 컸다. 따라서 중국사회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능력없는 지도자이다.
중드<조씨고아>에서는 아울러서 젊은 사람들의 정의감, 포부, 용기와 남자들의 호방함과 자신감이 잘 그려져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회는 중국 사회에 비하여 상당히 여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인을 대하거나 중국 사회를 대하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실력과 활용가치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이상적인 논리나 인본적인 당위성으로 그들을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측면에서 그들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나 사드 문제에서도 우리가 그들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고 대응한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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